생산성을 높인 3가지 실험: 독서모임, Claude MCP, 시각적 업무 시스템
웨비나 이후 휴식기 동안 생산적생산자가 직접 실험한 독서모임 재참여, Claude MCP 활용 제텔카스텐 구축, 아날로그+디지털 생산성 향상 전략을 소개합니다.

웨비나 이후 한달 간의 휴식
안녕하세요? 생산적생산자입니다. 오랜만에 적는 뉴스레터입니다. 오랜만에 찾아뵙습니다. 5월 말 웨비나 이후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연이은 코칭과 웨비나 준비로 약간의 피로감이 쌓였었고, 무엇보다 '다음에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이런 고민 끝에 내린 결론과 그 과정에서 시도한 몇 가지 실험들을 공유드리려고 합니다.
실험1 : 5년 만에 독서모임 참가
개인지식관리를 지속하고 있는데 입력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결국 생각이라는 과정도 원재료가 필요한데, 원재료의 품질이 결과물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런데 최근 제 입력의 순도를 돌아보니 그리 높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자동으로 들어오는 뉴스레터, AI 딥리서치 결과, 알고리즘이 추천해주는 유튜브 영상들... 편리하지만 수동적인 정보 소비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순도 높은 정보는 역시 책에서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는 이유는 비즈니스 크리에이터 Dan Koe가 말한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원하는 지식 뿐만이 아니라 있을거라 생각하지 못한 지식도 만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예전 독서모임을 같이 했던 지인을 만나서 얘기하다가 한 달 단위로 운영하는 독서모임을 하는데 와보겠냐고 해서 가본다고 했습니다. 독서는 틈틈이 하고 있었지만, 양이 이전에 비하면 미천했고, 언제나 말하는 것처럼 마감이 있는 독서가 필요했습니다. 참여 결정이 늦어, 책 안내를 받고 3일 만에 400페이지 가까운 책을 읽어야 했습니다.

책 제목은 일본 비평가 아즈마 히로키의 <관광객의 철학>이었습니다. 점심 시간에 걷는 것도 하루 정도는 포기하고, 운동도 하루 빠지면서 작년 말 구입한 오닉스 팔마2에서 책을 읽었습니다. 결국 다 읽었고, 금요일 오후 반반차를 쓰고 모임을 하는 카페에 도착해서 모임에서 나눌 질문에 대해서 준비를 했습니다. 예전에 하던 모임 양식 그대로라서 익숙했고, 이렇게 질문에 답하면서 책 내용을 복기하고 내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독서모임의 과정도 개인지식관리와 동일합니다. 책 읽고,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해보고, 다른 모임원의 생각을 통해 새롭게 생각해보고 나름의 마무리를 짓고 다음 책으로 넘어갑니다.

오랜만에 해본 모임은 재밌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고 너무 오랜만이라 낯설기도 했지만, 책을 읽고 이에 대한 생각을 나누면서 확장해나가는 시간은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한 달에 한번 모임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예전 모임은 일주일에 한권씩 진행했었는데 한달에 한번 진행하면 모임이 끝난 후 제대로 흡수하는 시간을 갖고, 다음 책으로 넘어갈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습니다.

실험2 : Claude MCP 활용하는 제텔카스텐
두 번째 실험은 미뤄두고 있던 MCP(Model Context Protocol) 도입이었습니다. Claude에서 만든 이 표준을 통해 AI와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할 수 있게 되었는데, 특히 Filesystem 연결로 옵시디언 폴더의 파일들을 직접 읽고 수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독서모임에서 읽은 책을 제텔카스텐 방식으로 정리하는 과정에 Claude MCP를 활용해봤습니다. 문헌메모는 독서하면서 진행한 하이라이트와 이에 대한 저의 생각인 메모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문헌메모의 양이 방대하면 다시 전체를 리뷰하는 과정이 녹록치 않습니다. 그런데 생성형 AI 모델을 활용하면 훨씬 수월하게 핵심 내용을 뽑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10개의 핵심 메모를 뽑아서 추가적인 내용을 공부하고, 기존 영구메모와 연결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나의 고유한 지적 연결망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텔카스텐은 이런 과정의 반복입니다. 모든 책의 내용을 요약해서 정리하고 기억하겠다는 욕심에서 벗어나 핵심 부분만 남겨서 기존 지식과 연결해놓고 이후에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축해나갑니다.
예전 오랫동안 진행했던 독서모임에서 한 권의 책을 읽으면 다음 책으로 넘어가기 바빴습니다. 도장깨기처럼 '나 이 책을 읽어봤다' 이런 느낌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제텔카스텐이라는 장기적으로 유용한 지식 방법론과 MCP를 통한 AI 연결까지 추가한, 확고한 개인지식관리 워크플로우를 갖고 진행하니 순도 높은 지식의 입력과 더불어 가공까지 만족스럽습니다.

실험3 : 할일 관리를 위한 아날로그 + 디지털 생산성
세번째 실험은 좀 더 근본적인 것이었습니다. 회사에서 경험하는 생산성이 개인적인 사이드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느낌적으로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공간에서의 생산성이 나머지 시간에 진행하는 생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부대낌이 적은 시간을 보내야 감정적-육체적으로 쓸 에너지가 남을 수 있겠다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꽤 오랜 기간동안 회사에서 마감을 달리는 삶을 살다가 바꿔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지피터스에서 활동하시던 한상문님의 유튜브 채널을 우연히 보게 됐습니다. 거기에 나오는 이룸로그라는 제품이 있었는데 할일 리스트를 적은 종이를 보이는 곳에 세워만 둬도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올려줄 수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제품을 사지는 않고, 거래처에서 판촉물로 받은 포스트잇을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포스트잇에 모든 칸이 차면 새로운 포스트잇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그 때, 이전 포스트잇에 아직 처리되지 않은 일이 남아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땐 옮겨 쓰는 게 아니라 이전 포스트잇을 모니터 밑에 붙입니다. 그렇게 하면 이전 포스트잇의 미완료 리스트를 시각적으로 파악하면서 챙길 수 있습니다. 되도록 현재 사용하는 포스트잇 한장, 이전 포스트잇 한장까지 2장만 보이도록 해놓습니다.
그리고 업무 과정 및 세부 내역은 로그시크(Logseq)에 기록합니다. 개인지식관리 용도는 옵시디언이 확실히 좋지만, 할일 관리 측면에서 로그시크가 훨씬 더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기본적인 마크다운을 사용할 수 있고, 사이드바 사용성이 좋으며, 내장된 할일 관리 기능이 옵시디언에 비해서 좋기 때문에 업무용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Claude MCP를 회사 업무에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Claude에서 MCP 통해서 로컬 파일을 읽어와서 AI와 대화하면서 처리하고 있습니다. 혼자서 처리하는 일에 대해서 동료 혹은 비서를 둔 느낌을 받으면서 일할 수 있습니다. 회사 업무에도 AI의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MCP 활용을 통해서 보다 본격적이고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향후 뉴스레터나 유튜브 영상으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치며
이렇게 휴식을 통해 기존 방식의 병목지점들을 하나씩 해소해나가고 있습니다.
- 독서모임으로 입력의 질을 높이고
- Claude MCP로 가공 과정의 부담을 줄이며
- 시각적 단서로 실행력을 강화했습니다.
기존 방식을 반복하는 것도 물론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 단계 도약하려면 현재 느끼는 불편함과 어려움을 발굴해서 원인을 파악하고, 병목을 해소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워크플로우 수정이나 새로운 도구 도입으로 가능합니다.
생성형 AI가 점점 에이전트 방식으로 발전하면서, 더 적은 업무 단계로 우리가 가진 자원에 접근하고 정리받고 방향성을 제안받을 수 있게 되고 있습니다. AI의 도움 없이 온전히 혼자만의 힘으로 하겠다는 것은, 모두가 총을 들고 싸우는데 칼을 들고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다고 느껴집니다.
앞으로 생산적생산자의 방향은 '기록과 기술을 활용한 독보적인 지식 생산성' 추구입니다. 개인이 지식을 관리하고 내외적으로 발전해나가는 일은 고유한 삶의 방향성을 발굴해나가는 역사적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돕는 다양한 도구와 AI 활용을 통해 더 생산적인 삶으로 나아가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실제 경험과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한 생생한 이야기들을 더 많이 나누고 싶습니다. 이론보다는 현실, 완벽한 시스템보다는 계속 진화하는 과정을 함께 나누며 성장해나가고 싶습니다.
생산적생산자와 함께하는 성장의 여정, 계속해서 함께해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