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홍수 시대, 당신의 지식이 자산이 되지 못하는 3가지 이유
정보는 넘치지만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독서-연결-생산 3단계 중 어딘가에서 멈추기 때문입니다. 이 악순환을 끊는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확인하세요.

안녕하세요? 생산적생산자입니다.
월요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여름 더위가 오고, 비가 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바뀌는 날씨와 오히려 추운 실내에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실험 내역 공유 (26시간, 제텔카스텐, 종이책)
지난주 실험은 26시간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하루 2시간을 미리 내서 새벽을 활용하는 겁니다. 휴가복귀하는 화요일부터 매일 5시 반에 일어났습니다. 아침 시간에 해야 하는 일을 미리 하니, 저녁 시간엔 온전히 아내와 함께 보낼 수 있었습니다. 9월 초에 있을 웨비나 준비에 시간을 주로 쏟았습니다. 주말엔 조금 시간을 늦춰서 진행했는데 수면 사이클이 바뀌면 잠이 오지 않는 괴로움도 약간 있었습니다.
제텔카스텐 영구메모 만들기는 30개 목표였으나 10개만 만들었습니다. 임시메모까지 합치면 20개 정도 되는데, 개수에 집착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생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변경했습니다. 팁을 드리면 ChatGPT에 새롭게 나온 공부모드에 내가 이해한 걸 많이 적어보는 식으로 채팅하면 임시메모의 소스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전자책만 읽던 저에게 독서모임에 필요했던 종이책 처리 워크플로우 구축이 완료됐습니다. 북스캔 업체에 책을 배송해서 메일로 PDF 파일을 받아보게 됩니다. 이것도 나름대로 실험이었던 게 Zotero에 파일 넣을 때, 변수에 따라서 OCR 처리된 게 제대로 유지되는지 달라졌습니다. Zotero 용량 구매($20, 2GB / 1년)를 통해 아이패드와 맥북 모두 동일한 독서 환경(하이라이트 및 메모가 동기화되는)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옵시디언으로 넘어가게 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나씩 당장에 되지 않더라도 조금씩 시도합니다. 시간을 내서 시도하면 현안을 해결하고 한 단계 나아갈 수 있습니다. 월요일은 조금 늦게 일어났는데 26시간 프로젝트는 지속할 예정이고, 최근에 쉬고 있었던 유튜브 영상을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GPT-5가 나왔는데 Claude와 함께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claude-chatgpt-mcp가 있어 서로 피드백 주고 받으면서 하나의 팀처럼 운영해 볼 예정입니다.
이제 뉴스레터 시작하겠습니다.
1. 독서, 기록, 생산의 미스매치
새벽 2시, 또 다시 빈 화면 앞에 앉아 있습니다. 지난 한 달간 읽은 책만 5권, 저장한 아티클만 30개, AI에게 질문해서 받은 답변만 수십 개, 메모장에 적힌 아이디어만 수십 개. 그런데 왜 지금 이 글 한 줄을 쓰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까요?
이런 경험,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정보를 열심히 수집하고 기록하는데도 막상 무언가를 만들어내려 하면 막막해지는 현상. 지식이 쌓이는 것 같은데 실제로는 성장이 정체된 듯한 느낌. 읽고, 메모하고, 생각하는데도 결과물로 이어지지 않는 답답함.
더 역설적인 것은 AI 같은 강력한 도구까지 활용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내가 정말 성장하고 있나?" 하는 의문이 든다는 것입니다.
정보 홍수 시대에 우리는 '지식 빈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2. 정보 홍수의 진짜 함정
문제는 단순히 정보가 많아서가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입력과 출력 사이의 연결고리가 끊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매일 새로운 정보를 흡수하지만, 이것들이 내 안에서 발효되어 새로운 아이디어나 통찰로 변화하지 못합니다. 마치 값비싼 재료는 많은데 요리는 할 줄 모르는 상황과 같죠.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우리는 정보를 '소비'하는 데만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읽기, 저장하기, 요약하기까지는 잘하지만, 그 다음에 필요한 '변환' 과정을 놓치고 있습니다.
이 현상의 배경에는 지식 관리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3개의 다리가 있습니다. 독서 → 연결 → 생산, 그리고 우리 대부분은 이 세 다리 중 적어도 하나에서 주저앉고 있습니다.
3. 허들 1: 독서 단계에서 놓치는 것
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이 책 정말 좋네!"라며 밑줄 그어가며 읽었는데, 1주일 후 그 책의 핵심을 누군가에게 설명해달라고 하면 막상 뭐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연구자 A는 논문을 읽으며 매번 20-30개의 하이라이트를 남겼습니다. 형광펜으로 줄 긋고, 여백에 짧은 메모도 남겼죠. 하지만 정작 자신의 논문을 쓸 때는 그 내용들이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AI 도구를 잘 활용하는 D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바로 ChatGPT에게 물어보고, 깔끔한 답변을 받아 노트에 저장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그 지식을 써먹으려 할 때는 여전히 "이게 내 상황에는 어떻게 적용되지?"라는 벽에 부딪혔어요.
이들의 공통된 실패 패턴:
- 중요해 보이는 모든 것을 기록하지만, 정작 왜 중요한지는 생각하지 않음
- 저자나 AI의 언어로만 기록하고, 내 언어로 번역하지 않음
- 읽는 순간의 감동은 있지만, 며칠 후면 기억에서 사라짐
- "나중에 다시 보면 기억날 거야"라는 착각
첫 번째 힌트: 기록할 때 "이것이 내게 왜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함께 적어두세요. 저자나 AI의 언어가 아닌 내 언어로 다시 써보는 것, 이것이 진짜 소화의 시작입니다.
4. 허들 2: 연결이 실패하는 순간
독서를 잘한다고 해도, 두 번째 함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케터 B는 브랜딩 관련 아티클을 읽으며 항상 좋은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심지어 AI에게 "이 아티클의 핵심을 3줄로 요약해줘"라고 질문해서 깔끔한 정리도 받았죠. 그런데 실제 캠페인을 기획할 때는 어떨까요? 그 지식들이 하나의 전략으로 엮이지 않았습니다. 매번 처음부터 다시 리서치를 해야 했어요.
이런 상황은 왜 벌어질까요? 각각의 정보는 훌륭하지만, 그것들 사이의 연결고리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연결 실패의 패턴들:
- 각각의 메모나 정보는 훌륭하지만, 서로를 찾아가는 길이 없음
- 과거에 학습했던 비슷한 내용을 기억해내지 못함
- 새로운 정보를 접할 때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라는 기분만 남음
- 정보들이 개별 서랍에 갇혀 있어 전체 그림을 그릴 수 없음
잠깐, 질문 하나 해보겠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아, 나도 그래!"라고 고개를 끄덕인 부분이 있나요? 그렇다면 당신도 이미 이 함정에 빠진 경험이 있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실험 아이디어: 새로운 정보를 접할 때마다 "이것과 연결될 수 있는 내 경험이나 기존 지식은 무엇인가?"를 질문해보세요.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 단순한 축적보다 훨씬 강력한 학습 효과를 만듭니다.
5. 허들 3: 생산에서 멈춰서는 이유
독서도 잘하고, 연결도 어느 정도 되는데 여전히 막히는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실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순간입니다.
이건 마치 레시피를 다 알고 재료도 준비했는데, 막상 요리를 시작하려니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상황과 같아요.
콘텐츠 크리에이터 C씨의 일주일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월요일에는 "이번 주엔 정말 좋은 글을 써보자"고 다짐했습니다. 화요일엔 자료를 모았고, 수요일엔 아웃라인을 짰습니다. 목요일엔 "좀 더 완벽하게 정리하고 나서 쓰자"고 생각했죠. 금요일이 되자 다른 급한 일들이 생겼고, 주말엔 "다음 주에 확실히 하자"로 마음을 달랬습니다.
이런 패턴, 너무 익숙하지 않나요? 머릿속에는 분명 좋은 아이디어들이 있는데, 막상 첫 문장을 쓰려고 하면 "이게 정말 괜찮은 글이 될까?" 하는 의심이 먼저 드는 경험 말이에요.
생산 실패의 패턴들:
- "좀 더 정리하고 나서 쓸게"라는 영원한 준비 모드
- 완벽한 아웃라인이 있어야 시작할 수 있다는 강박
- 머릿속에는 있는데 글로 표현하면 어색하고 어려움
- "내가 쓸 만한 게 있나?"라는 자기 의심
여기에는 깊은 심리적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는 '완성품'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거나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을 '큰 프로젝트'로 인식하죠.
세 번째 첫 단추: 완벽한 글이 아니라 작은 조각부터 시작해보세요. 한 문단짜리 생각 정리, 3줄짜리 요약, 키워드들의 나열이라도 좋습니다. 생산은 완성품이 아니라 과정입니다.
6. 세 허들이 만드는 악순환
독서, 연결, 생산. 이 세 단계는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가 약하면 다른 것들도 함께 무너지는 연결된 시스템입니다.
1) 독서에서 소화가 안 되면 → 연결할 재료가 부실해지고 → 생산할 때 자신감이 떨어집니다.
2) 연결이 안 되면 → 독서할 때 방향성이 없어지고 → 생산할 때 산만해집니다.
3) 생산을 하지 않으면 → 독서와 연결이 검증되지 않아 → 계속 입력만 하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당신의 지식이 자산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능력 부족이 아닙니다. 이 세 다리를 연결하는 체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체계 없이는 AI 같은 강력한 도구를 활용해도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도구가 좋아져도 사용하는 방식이 그대로라면, 결과도 그대로입니다.
7. 이제 질문이 바뀝니다
"더 많이 읽으면 될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읽은 것이 내 것이 될까?"
"더 열심히 기록하면 될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기록한 것들이 서로 만날까?"
"언젠가 쓸 수 있을까?"가 아니라
"지금 당장 작은 것부터 어떻게 만들어낼까?"
정보는 넘쳐나지만 지혜는 부족한 시대입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 허들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의 문제는 해결된 것입니다.
다음 주에는 회의록, 보고서, AI 답변까지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AI가 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도, 오히려 더 악화시킬 수도 있는 이유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기고, 어떻게 연결할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탐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생산적생산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