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시대의 개인지식관리 시작하기

AI가 자료를 찾고 연결을 제안할 수 있어도 무엇이 중요하고 어디에 놓일지는 사람이 결정해야 합니다. 옵시디언 일간메모에서 시작하는 개인지식관리 흐름을 정리했습니다.

차가운 빛 아래 정리된 자료 중 하나를 골라 열린 기록책에 넣는 사람의 손

안녕하세요? 생산적생산자입니다.

저는 몇 년 동안 제텔카스텐과 옵시디언으로 메모를 직접 만들고 연결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일간메모를 확인하고, 관련된 과거 기록을 찾고, 영구메모 후보를 정리하는 일에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에이전트가 더 많은 일을 할수록 개인지식관리도 편해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반복해서 자료를 찾고 형식을 맞추는 일은 많이 줄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해오던 일을 하나씩 맡겨보니, 무엇을 사람이 계속 붙잡아야 하는지도 이전보다 선명해졌습니다.

AI가 일을 이어가려면 내가 남긴 맥락이 필요합니다

AI와 대화할 때 계속 해달라고만 하면 결과가 처음 생각한 범위에서 조금씩 벗어날 때가 있습니다. 앞에서 나눈 대화를 참고하고 있어도, 그 사이에 달라진 생각과 새롭게 생긴 조건까지 저절로 알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만들고 싶은 결과가 무엇인지, 이전에는 어떤 판단을 했는지, 이번에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함께 전달하려고 합니다.

이런 맥락이 충분하면 관련 자료를 찾고, 과거 기록을 비교하고, 정해진 형식으로 정리하는 일은 에이전트에게 맡길 수 있습니다. 반면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정하고, 제안된 결과가 지금의 방향과 맞는지 판단하는 일은 여전히 제 몫으로 남습니다.

여기서 개인지식관리의 역할도 조금 넓어졌습니다. 원래 메모는 내가 다시 생각하고 활용하기 위해 남기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잘 남겨둔 메모는 내가 다시 참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AI가 지난 판단과 현재의 관심을 이해하는 자료로도 쓰입니다.

연결된 메모는 사람과 AI가 돌아갈 길을 만듭니다

개인지식관리는 AI에게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오늘의 생각을 미래의 내가 다시 이해하고, 이전에 멈춘 지점에서 생각을 이어가기 위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쌓인 기록을 AI도 함께 참고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제텔카스텐은 정보를 많이 저장하는 방법보다 생각을 연결하는 방법에 가깝습니다. 메모 하나에는 내가 이해한 내용을 자기 언어로 남기고, 관련된 다른 메모와 왜 이어지는지도 적습니다. 이렇게 남긴 연결은 나중에 내가 다시 생각할 때 길잡이가 되고, 에이전트가 관련 기록을 찾을 때도 단서가 됩니다.

저도 처음부터 지금의 구조를 만든 것은 아닙니다. 메모를 직접 쓰고 연결하면서 무엇을 남겨야 나중에 다시 이해할 수 있는지 배웠습니다. 당시의 상황과 판단이 빠진 기록은 시간이 지난 뒤 다시 봐도 왜 중요했는지 알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내용만 요약하기보다 그 문장이 왜 눈에 들어왔고, 기존 생각과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함께 남기게 됐습니다.

내 생각과 외부 자료는 같은 방식으로 쌓지 않습니다

모든 자료를 직접 제텔카스텐 영구메모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경험하고 판단한 내용은 제텔카스텐에 자기 언어로 남깁니다. 반면 빠르게 변하는 기술 자료와 외부 정보는 AI가 찾아보고 갱신할 수 있는 별도의 참고망에 둘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외부 참고망을 LLM 위키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텔카스텐이 내 생각의 연결망이라면, LLM 위키는 외부 지식을 확인하기 위한 참고망에 가깝습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어떤 지식을 누가 만들고 관리할지 구분하는 일입니다.

처음 개인지식관리를 시작할 때 두 구조를 모두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내가 직접 경험하고 해석한 생각을 남기는 일부터 시작하는 편이 낫습니다. 자신의 판단이 쌓여야 AI가 참고할 맥락도 생기기 때문입니다.

직접 해야 할 일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직접 메모를 쓰고 연결하는 과정에는 분명한 효과가 있습니다.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해 멈추는 순간에는 내가 무엇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는지가 드러납니다. 어떤 내용을 남기고 무엇을 덜어낼지 고르는 동안에는 판단하는 힘이 생깁니다. 다른 메모와의 연결 이유를 적을 때는 생각 사이의 관계를 한 번 더 확인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이 모든 과정을 계속 혼자 처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에이전트는 관련 메모를 찾고, 중복된 후보를 확인하고, 정해진 형식에 맞추고, 빠진 질문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매번 반복하던 일을 줄여주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대신 무엇이 지금 중요하고, 어떤 표현이 내 생각과 맞으며, 어느 메모와 이어져야 하는지는 사람이 결정해야 합니다. 에이전트가 후보를 가져올 수는 있지만, 그것을 내 지식으로 받아들일지는 대신 결정할 수 없습니다. 결과물을 외부에 공개할지 판단하고 책임지는 일도 사람에게 남습니다.

AI와 함께하는 생산성은 더 많이 처리하는 일이 아닙니다

AI가 반복 작업을 줄여주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워진 시간에 새로운 일을 계속 넣기만 하면 이전보다 더 바빠질 수도 있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 만큼, 무엇을 하지 않을지 결정하는 일도 중요해졌습니다.

제가 개인지식관리와 AI를 함께 사용하는 이유는 모든 기록을 처리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다시 볼 가치가 있는 생각을 놓치지 않고, 이전에 했던 판단을 반복하지 않으며, 지금 만들고 싶은 결과물에 더 오래 집중하기 위해서입니다. 에이전트가 줄여준 시간은 더 많이 수집하는 데 쓰기보다 읽고 생각하고 선택하는 데 남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AI와 함께하는 생산성은 처리량의 증가보다 방향에 맞는 일을 계속 이어가는 능력에 가깝습니다. AI는 실행에 드는 힘을 줄여주지만, 어디로 갈 것인지는 사람이 정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옵시디언 일간메모 하나면 충분합니다

일간메모에는 특별한 양식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오늘 떠오른 생각을 적으면 됩니다. 책이나 글에서 시작된 생각이라면 도움이 된 부분만 발췌하고, 그 아래에 내 생각을 덧붙입니다.

오래 가져갈 생각 하나는 다른 사람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3~5문장의 영구메모로 정리합니다. AI에게는 관련 자료와 연결할 메모 후보, 더 살펴볼 내용을 제안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그중 지금의 방향과 맞는 것을 직접 고릅니다.

같은 카테고리에서 관련 메모가 있다면 그 뒤에 놓고, 없다면 카테고리의 끝에서 시작하면 됩니다. 이렇게 만든 메모는 글, 업무 문서, 발표, 기획처럼 생각이 필요한 곳에서 다시 쓸 수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메모 하나를 남겨보세요

이번 주에는 옵시디언 일간메모에 지금 붙잡아두고 싶은 생각 한 문장만 적어보면 어떨까요? 자료에서 나온 생각이라면 왜 눈에 들어왔는지 한 줄을 덧붙이면 됩니다.

그다음 AI에게 관련 메모 후보를 찾아달라고 요청하고, 내 방향과 맞는 연결 하나를 직접 골라봅니다. 작은 메모 하나를 직접 고르고 연결하는 경험이 AI와 함께하는 개인지식관리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생산적생산자 드림